1990년대 · 인천에서 세계로
돌아와서 시작된 여행
1994년, 유럽 배낭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대학생 원대로에게는 새로운 계획이 생겼다. 홍콩을 거쳐 런던에 도착하고, 유럽의 도시들을 돌아본 뒤에는 해외에서 더 많은 것을 경험하고 싶어졌다.
인천에서 자란 그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선택한 이유도 가능성을 열어 두고 싶어서였다. 대학에서 여러 일을 접해 본 뒤 진로를 정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여행 이후 그 가능성 가운데 해외에서 일하는 삶이 조금씩 구체적인 모습을 갖추었다.
미얀마와 베트남에서의 봉사활동, 중국 탐방, 유럽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공장 견학이 이어졌다. 세계를 직접 보고 싶었던 마음은, 그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1998년 · 삼성물산
제품 너머의 회사가 보이다
첫 직장은 삼성물산이었다. 정보통신 사업부에서 한국의 벤처·중소기업이 만든 디지털 제품을 해외에 소개했다. 러시아에 공급할 위성방송 셋톱박스를 다루고, 유럽을 오가며 새로운 시장을 만났다. 지금은 익숙한 MP3 플레이어도 당시 그가 취급하던 새로운 제품 가운데 하나였다.
제품 한 개의 가격을 협상하던 그에게 다른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거래하던 벤처기업들이 투자를 받고 상장하면서 더 큰 회사로 성장하고 있었다. 좋은 제품을 파는 일에서, 그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성장하는 과정으로 관심이 넓어졌다.
자본이 기업의 성장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궁금해져 벤처캐피털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초 · KTB와 해외 투자
일의 방향을 바꾸다
2000년, 원대로는 KTB로 자리를 옮겼다. 신사업과 초기 기업을 살피고, 투자한 기업의 사업을 관리하는 일이 시작됐다. 제품의 해외 판매를 고민하던 자리에서, 기업의 성장과 투자를 살피는 자리로 옮겨 간 것이다.
2001년에는 미국 실리콘밸리 KTB 미주 사무소 경험도 했다. 이후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투자 기회를 살피며 해외 투자 경험을 넓혔다.
관심은 중국을 넘어 동남아시아로 향했다. 그곳의 투자 기회를 살피던 중, 싱가포르에서 일할 기회가 찾아왔다.
2006년 이후 · 투자와 운영
싱가포르에서 넓어진 역할
2006년, KTB의 일본 파트너였던 JAIC Asia Holdings에서 동남아시아 벤처투자를 맡으며 싱가포르에서의 시간이 시작됐다. 이어 KTB Asia Advisors의 현지 조직을 운영하고 투자와 기업금융 업무를 맡았다. 국경을 넘는 기업과 자본을 연결하는 일이 그의 일상이 되었다.
현지에서 해야 할 일은 투자 검토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조직을 운영하고 사업을 이어갈 실무를 챙겨야 했다. 2013년부터는 현대증권 계열 싱가포르 자산운용사 설립 멤버로 조직 운영과 재무, 준법, 위험관리 업무를 맡았다.
기업을 밖에서 살펴보는 경험에, 조직을 안에서 움직이는 경험이 더해졌다. 훗날 직접 사업을 시작했을 때, 그에게는 시장과 투자, 운영을 여러 자리에서 접해 본 시간이 쌓여 있었다.
2010년대 중반 이후 · 창업과 새로운 분야
직접 만들고 함께 배우다
2010년대 중반, 그는 자신의 사업을 시작했다. 독립 후 처음 구상했던 자산운용 사업은 계획대로 이어지지 않아 중단하기도 했다. 직접 시도하고 방향을 바꾸는 경험도 이때의 이력에 남았다.
한국에서 알고 지내던 벤처·중소기업 관계자들은 싱가포르와 동남아시아 진출을 준비하며 그를 찾았다. 자문을 나누고, 현지의 기회를 살피고, 함께 사업을 만드는 일이 이어졌다. 이후에는 벤처빌딩과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돕는 일을 이어 왔다.
그리고 지금 · it다
다음 사람이 건널 길
그가 후배 창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것은 자신이 거친 시행착오다. 먼저 길을 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듯, 뒤에 오는 사람은 같은 실수로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으면 한다. 해외에서 사업하며 겪은 시행착오는 자신에게서 끝내고, 다음 사람은 그 위에서 더 나은 것을 만들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그는 시작하는 일을 중요하게 여긴다. 충분히 준비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직접 해 보며 배우는 것. 먼저 경험한 사람은 곁에서 길을 짚어 주고, 새롭게 출발하는 사람은 자신의 가능성을 시험하는 것.
it다는 ‘잇다’로 읽습니다. 서로 다른 사람과 경험을 잇고, 그 연결로 새로운 일을 만드는 원대로의 개인 브랜드입니다.
한 번의 만남과 시도는 점으로 남습니다. 서로 다른 사람과 세대, 나라와 분야를 이해하고 연결하면 선이 됩니다. 그 연결을 실제 사업과 배움의 기회로 만들어 함께 사용할 수 있을 때, 경험은 더 넓은 면으로 이어집니다.
이 서재의 글은 생각을 나누는 자리이고, 해온 일은 그 생각을 현장에서 시험한 기록입니다. it다는 지나온 경험을 지금의 만남과 협력으로 옮기며 다음 일을 만들어갑니다.

